내 자신이 청소년이던 시절이던 고등학교 때 담배를 피웠으니 그 분위기를 어찌 모를까. 고 2때 아버지도 도저히 안 되겠다고 생각하셨는지 내 방에 오실일이 있으면 밖에서 기침을 여러 번하고 한참 있다가 들어오신다.
내 방이 아버지의 서재로도 사용하셨기에 담배피우는 아들과 맞대하기가 어색하셨을 것이다. 이 기분은 지금 내가 그대로 느끼고 있다.
아들이 내만큼 피우는 모양인데 아내는 벌써부터 걱정스런 마음으로 절제를 요구하지만 잘 듣지 않는 모양이다.
가갸 하는 일이 스트레스가 많이 쌓인 데요……. 어미가 이러니 될 턱이 없다.
나라도 뭐라고 해야 할 터인데 아버지부터 끊어 세요 하면 방어할 재간이 있어야지. 아니면 무조건 강제로 명령내리고 안 들으면 팰 수도 없고…….
이런 일도 있었다.
나는 고3때 서울에서 광화문의 대성학원을 다녔는데 삼수하는 육촌형과 같이 지냈다. 아버지는 한 달에 한 번씩 암행감사를 오셨는데 학원 입구에 앉아 계시다가 학원은 잘 출석하는지 복장은 나쁘지 않은지 등을 관찰하시곤 하셨다.
나는 오후반이었는데 형은 오전반이라 늘 아버질 먼저 만나서 길 입구까지 나왔다가 내게 일러주곤 했다.
청소년기에 흡연을 시작하여 계속 흡연하는 사람들은 24년의 수명이 단축되고 25세 이후에 흡연을 시작한 경우 폐암으로 인한 사망률이 비흡연자의 2.5배인데 비해서 15세 이전에 담배를 피우기 시작한 경우에는 18.7배에 달하며, 폐암은 80-90%, 방광암은 40%, 심근경색증 사망은 40%, 뇌혈관질환은 50%, 만성기관지염, 폐기종, 만성폐쇄성 폐 질환은 85%가 흡연으로 인해 발생된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지난 10년간의 암 사망 중 폐암의 증가율이 가장 높았는데 지난 10년간 한국인의 전체 암 사망의 65%를 차지하는 위암, 간암, 폐암 중 폐암으로 사망한 경우에는 10년 전 10만 명당 사망률이 5명에서 1992년 24명으로 약 5배 증가하였다는 통계가 있다. 폐암사망은 특히 65세 이상의 노년층에서 높은데 이는 흡연 후 대체로 30년이 지나면 폐암에 이환될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란다.
최근 청소년의 흡연율은 심각할 정도로 높다니 걱정이다. 1991년의 자료에 의하면 우리나라 중학생 중 3.2%, 고등학교 1학년의 14.3%, 2학년의 38.2%, 3학년의 44.8%가 흡연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흡연증가율을 생각할 때, 최근의 흡연율은 그보다 훨씬 높다고 할 수 있다.
어느 발표에서 본 고등학생의 경우 처음 흡연을 하게 된 동기가
첫째 : 호기심으로가 31.3%로 가장 많고
둘째 : 친구와 어울리기 위해서 26.1% 된단다.
따라서 청소년의 주요흡연 동기가 호기심이나 교우관계와 같은 심리적, 사회적 요인에 간접적으로 지워진다는 점에 특색이 있다.
이점은 특히 담배가 청소년의 대인관계에 중요한 요소가 되고 있다는 의미를 갖은 것으로 주목된다. 흡연이 해롭다는 점에 대해 청소년들은 대체로 인정하고 있으며, 흡연이 건강과 아무런 관계가 없다고 생각하는 중, 고등학생은 불과 1% 내외의 소수에 불과한 것을 보면 인식에 있어서는 긍정적으로 보인다.
그리고 흡연행동에 대하여 중학생은 77.4%가 자신과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를 줄 수 있으므로 바람직하지 못하다는 응답을 하는 것으로 미루어 볼 때, 많은 청소년이 담배의 유해성을 인정하고 담배 피우는 행위가 바람직하지 못한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나 고등학생의 경우는 45.5%가 흡연이 개인적인 일이므로 상관하지 않는다는 등 흡연을 긍정적으로 본다는 응답을 함으로써 청소년들이 나이가 들면서 담배의 해독에 대해 무감각해지는 경향이 있음을 보이고 있는 것은 무척 염려스럽다.
아내가 하는 가게, 카페의 출입손님 중 20%정도가 고등학생인 것 같다. 성별로 보면 여학생이 좀 많다. 그런데 그 여고생 출입자는 한결같게 담배를 피운다는 사실이다.
어떤 학생들은 너덧 명이 몰려와서는 주스 한잔만 시켜놓고 담배는 한 갑을 해치운다. 뿐만이 아니다. 재떨이에는 침을 흥건히 뱉어놓는다. 간혹 휴일 같은 날 손님이 뜸할 시간에 내가 혼자 있을 때에도 이 여자아이들은 벨을 눌러 재떨이를 요구한다. 당당하다고 할까. 당돌하다고 할까 무례하다고 할까.
그러니까 이 공간에 오는 건 차나 음료수를 마시며 대화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구속받지 않으면서 담배를 피울 공간이 필요해서 오는 것이다.
이런걸 볼 때마다 다행히 우리 집 딸애는 대학 졸업반이지만 그렇지 않아서 다행이다. 그렇지만 이 글을 쓰면서 아들놈 해치울 연구에 들어갔다. 어떻게 하면 아들의 담배를 끊게 할 묘약이 없을까 벌써 며칠째 궁리를 하고 있다.
그렇지 내가 끊어야지... 그게 답인것 같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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