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전부터 전화가 오거니 가거니 부산하다....남들이 중년이라고들 하지만 우리 친구들은 아랑곳 하지 않는다.
몇시에 출발하는데...그럼 도착은....차가지고 오냐....형수란 꼭 같이와라.... 주로 이런거다.
고향의 가까운 친구 12명이 결혼 무렵부터 모이는 모임이다. 그러니 벌써 30년이 되어간다. 이름도 특이하다. 처음엔 "우리끼리"였다. 좀은 이기적인것 처럼 들리는 이름이다. 그러다가 몇년전에 아무래도 이제는 나이가 있으니 이름이 좀 가벼워 보인다고해서 뜻을 같이하는 친구들의 모임이란 의미로 "知友會"로 바꿨는데도 그냥 "우리끼리"로 더 불린다.
앞에 형수라고 했는데 우린 친구의 부인을 형수라고 부른다. 그렇게 하기로 한 취지는 이렇다. 보통 친구의 부인을 "제수씨"라고 부르는게 사회적인 현상이다.
그런데 이말은 다분히 좀 깔고 뭉개는, 아래로 보는 그런 뉘앙스가 묻어 있다. 이것이 좀 심해지면 비하하게 되고 결손하게 될 소지가 있으니 우리들은 아예 형수라고 부르기로 정하였다.
그러다 보니 참 좋은 현상이 있기도 하다. 보통은 부인과의 나이차가 2~4살 연하인데 어떤 친구는 복이 많아서인지 6~8살이나 연하인 아주 영계 마나님을 둔 친구도 몇 있다. 게다가 그 부인은 같은 동네의 까마득한 후배이니 결혼전엔 깍듯이 하대하면서 놀리곤 했는데 이젠 어였한 형수가 되었으니 관계가 점잖해지고 친근하게 되었다. 이게 우리 모임의 아주 다정한 특징이다.
또한 직업도 시골서 농사를 짖는 친구, 운전을 하는 친구, 노동을 하는 친구, 교편을 잡은 친구, 사업을 하는 친 등 구분이 없을 뿐더러 시골서 서울까지 각지에 흩어져 살고 있다.
해마다 봄 4월이면 친구들의 집을 방문하여 1박2일씩 모임을 갖고, 여름 8월이면 지리산에서 2박3일 민박과 야영으로 모임을 갖는다.
그리고 구정과 추석이면 鄕里에서 모임을 갖는다. 빠지는 친구도 거의 없다. 회원의 경조사가 있으면 모두들 자기일같이 앞장선다.
얼마전에는 친구의 부친 상이 있었는데 대부분의 일들을 우리가 도맡아 했다. 접대 음식이며 하는것은 소위 형수들이 다 맡아하니 동네에서도 참 별나고 돈독한 친구들이라고 칭찬이 자자했다.
이런 모임이 내일(4월10일,11일) 있는거다. 이번은 삼천포다. 나도 진주까지 가는 고속버스를 예매해 놨다. 내친김에 시골까지 들려 연로하신 부모님을 뵙고 올려 한다. 근간 몇달을 가지 못했다. 지난 구정때는 부모님이 올라오셔서 설을 쇠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올때는 부산으로 해서 소문난 고속철도도 한번 타 볼 생각이다.
아이들처럼 벌써 마음은 고향땅을 밟고있다. 친구들을 만나고 있다. 아마 벛꽃도 만발했으리라. 그곳엔 어린시절을 보낸 사랑의 정이 피어 있으리라. 친구들도 그 정을 덤북 담아 오리라.
기다려진다......내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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