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처럼 아름다운 사랑을...
지난주에 막을 내린 참으로 두고두고 뭉클한 감동의 드라마가 있었다.
“101번째 프로포즈”
이미 오래전에 일본에서 무지 인기를 끌었고 이를 각색하여 우리나라에서 영화화 했던 건데...
일본에서는 초대박을 터트린 반면 우리나라에서는 영화도 별로였고... 이번 드라마도 이래 저러 치여서 각광을 받지 못한 것 같다.
그러나 나만 즐겁게 보고, 신나게 보고, 기쁘면 됐지... 더 바랄 나위가 있는가.
월화 드라마이기에 월요일이 기다려지는 재미에 산다. 그 하고많은 드라마들 중에 우리 집에선 나만 유일한 팬인 셈이다.
보통 연애를 하고 결혼을 하는 상대는 그렇고 그렇게 서로 뭐가 맞거나 엇비슷해야 한다. 배운 게 비슷하던지 경제력이 비슷하던지 생긴 게 비슷하던지 말이다.
바로 이게 그럴듯한 고정관념이 되어있는 현실이다.
그러나 이 고정관념에서 벗어나면 유리구두의 주인공인 된 신데렐라 이야기나 평강공주와 결혼한 바보 온달의 이야기는 로또 복권 당첨보다 비교가 안될 만큼 훨 좋을 것이다.
아마 부와 함께 신분상승을 낚아챘으니 만사의 주인공이 된 꿈의 이야기임에는 틀림없다.
그러나 지난 두어 달을 즐겁고 신나며 아름다운 싱그러움의 사랑이야기에 빠지게 하였다.
억수로 후진 남자가 너무나 완벽한 한 여자에게...
100번이나 선을 보고도 딱지를 맞은 참으로 볼품없는 노총각... (실제 배역인 이문식은 별 볼일 없게 생긴 건 사실이다)
그러나 가능성 0%에서 시작되어 3%로 발전하더니 뒤이어 끝없고 변함없는 무공해 청량감 넘치는 싱싱한 구애로 열매를 맺어가는 이야기는...
어깨가 처진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고
오늘날처럼 답답하고 소화 불량인 시대에 한 줄기 빛이 되어 활명수 같은 감동을 전달해 준다.
한편
이 드라마를 보면서 기억나는 로맨틱 코미디로는 줄리어 로버츠와 휴 그랜트가 열연한 “노팅힐”과 고소영과 임창정의 “해가 서쪽에서 뜬다면”이 있다.
이 영화들은 비디오까지 포함해서 대여섯 번은 족히 봤을 것 같다. 거실에 비스듬히 드러누워 히죽히죽 웃으며 비디오를 보노라면 아내가 도대체 몇 번째냐고 놀리기도 한다.
그러나 아무리 봐도 재밌고 즐겁고 아름답지 않은가 말이다.
어디하나 불쾌한데 없고
어디하나 쌈질 하는 것 없고
어디하나 질투하는 거 없고
어디하나 속이고 거짓말 하는 거 없고
오로지 순정표만 있으니 말이다.
“노팅힐”
시골내음 풍기는 노팅힐이라는 작은 도시의 여행서적 전문점... 전문점이라기보다는 코딱지만 한 서점을 하면서 근근이 살아가는 별 볼일 없는 한 남자의 그 서점에 세계적인 배우가 나타나 책 한권을 사고 나가는 꿈같은 사건에서 로맨틱은 시작된다.
턱도 없고 말도 안 되는 일들이 묘하게도 이어져서 사랑으로 열매를 맺게 되는데...
될 듯 안 될 듯 어긋나지만,
숨기려고 해도, 지우려고 해도
숨길 수도 지울 수도 없는 내면에서 시작되는 사랑이야기는 끝까지 미소를 머금게 해 준다.
비슷한 이야기의
“해가 서쪽에서 뜬다면”
여기서도 별 볼일 없는 교통 의경과 무용을 전공하는 여대생으로 만난다. 운전 부주의로 여대생은 조그마한 교통사고를 내고 그 의경은 딱지대신 운전연습을 시켜 주는 것에서 뭔가가 시작된다.
시간이 흘러 그 의경은 야구 심판이 되고 그 여대생은 미국 유학을 다녀와 탤런트이자 톱스타로도 자리를 굳혀 있을 때 우연찮게 새내기 야구심판과 톱스타로서 만난다.
그러다 이러고 저런 사연 속에서
그 톱스타는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시구자로
또 남자는 심판으로 나서게 되고
수천 관중이 지켜보는 가운데 둘은 껴안고 기~인 시간 사랑의 키스를 하는 것으로 마무리를 하는데...
이처럼 우리들의 세상사 속에는 진실 됨이 우릴 미소 짖게 하며 삶을 훈훈하게 하는...
정말이지 해가 서쪽에서 뜰 것 같은 아름다운 삶이 넘쳐나기를 기다림은 욕심인가.
자아의 신화를 이루어내는 것이야말로 이 세상 모든 사람들에게 부과된 유일한 의무지.
자네가 무언가를 간절히 원할 때 온 우주는 자네의 소망이 실현되도록 도와준다네"
연금술사[움베르토 코엘류]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