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이야기

비만과 미인의 꿈

토끼나그네 2004. 5. 3. 23:28
 

여성은 신체에 필요 없는 살덩어리를 날려버려서 아름다워지고 싶고, 남성은 근육미 넘치는 강한 몸을 만들고 싶은 욕망을 누구나 갖고 있지만, 여성의 욕구는 가히 목숨을 걸만큼 강렬하다.

게다가 최근 들어 그 사용빈도가 급증하여 턱밑에까지 와있는 “웰빙(Well Being)”까지 겹치니 온 국민(젊은 여성)의 조급증은 더하는가 싶다.


신문이 전하는 기사에 의하면 “뚱뚱하면 행복할 수 없을 것 같아서, 또래의 젊은이들이 누리는 행복을 맛보게 해주고 싶어서 비만 치료를 권했던 것뿐인데…….” 얼마 전 비만 치료를 위해 ‘위절제술’을 받고 사망한 여성(26세)의 언니는 오열하며 다음 말을 잇지 못했다고 한다. “그녀는 200명 중 한 명꼴로 사망자가 나오는 수술인줄 알았다면 어떻게 해서라도 말렸을 것인데”라며 뒤늦은 후회를 했다고 한다.


요즈음의 미인의 조건은 점점 서구화 되어가고 있다. 쭉 뻗은 다리, 찔룩한 허리, 날씬한 몸매와 작은 얼굴, 머리도 앞뒤짱구가 미인 형이라고 한다.

이 모든 것이 토종 한국형과는 거리가 멀다. 이런 바비인형 같은 몸매를 만들기 위해 젊은 여성들은 목숨까지 담보하여 다이어트를 하고 각종 시술을 받고 있으며, 확실한 의학적 성능도 확인되지 않은 기능성 식품 또는 약품을 의심 없이 섭취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몸짱을 만들어 준다는 비만 클리닉이 서울에만 1000곳이 넘으며 전국적으로 수천 곳이 된다고 한다. 그기에 병원이나 의사가 운영하지 않는 업소의 종사원은 최소한의 학문적 의학적 소양과 지식도 갖추지 못하고 업소에서 어깨너머로 배운 것에 의존하고 있다니 염려와 걱정이 태산이다.


비만의 주된 키워드는 체지방인데, 이 체지방의 정체를 충분히 이해해야만 한다. 뚱뚱한 사람은 비만을 해소하기 위하여 체중계의 숫자를 줄이고 싶어 하지만 체지방은 그리 쉽게 날려 보낼 수 있는 존재가 아니다.


살이 빠지는 약이나 흔히들 말하는 비만 주사나 단식에 의지하여 눈 깜짝 할 사이에 체중계의 눈금이 줄어들었다면 기뻐만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어쩌면 오히려 슬퍼해야 한다. 줄어든 눈금은 빠졌으면 하는 체지방이 아니라 금싸라기 같은 자신의 뼈와 근육, 그리고 몸속에 있는 필수적인 수분인 것이다.


그러면서 컴퓨터처럼 똑똑한 우리의 몸은 기초대사량을 줄여서, 먹는 것의 상당부분을 비상식량으로 비축해 두기 위하여 지방으로 변화시킨다.

그러다 보니 전보다 체지방은 늘어나고, 뼈와 근육은 줄어들었으니 얼마나 밑지는 장사를 한 셈인가.


어쨌든 비만은 걱정이다.

세계 보건기구도 비만을 질병으로 분류했고, 우리나라도 통계청 발표에 의하면 15세~59세의 1.5%가 고도 비만, 24.5%가 비만이라고 발표한바 있다. 또한 여성민우회에서는 여고생과 여대생의 설문조사에서 저체중 중에서 33.2%, 정상체중 중에서는 58.2%가 다이어트의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고 하니 여성들의 미에 대한 불굴의 도전은 높이 살만하다.


많은 여성들은 살만 빠지면 하고 싶은 일은 무엇이든 할 수 있고, 삶의 질도 한 단계 향상될 것으로 믿어 죽음에 이르는 고행도 서슴지 않는다. 하지만 실제로 다이어트를 하다보면 몸은 물론 정신건강까지 피폐해지는 경우가 허다하다. 때문에 살과의 전쟁은 미용의 개념이 아니라 건강의 개념에서 봐야하지 않을까 싶다.


비만 해소를 위한 살빼기는 꾸준한 운동이 최고, 최선의 방법이다. 물론 유익한 식단 등도 곁들이면 더없이 좋다. 그러나 올바른 지름길은 역시 운동 외에는 왕도가 없다는 걸 모두가 알아야 할 텐데…….

다행히 우리 집은 나의 주장에 전적으로 동의해 주니 한 가지 걱정은 던 셈이지만…


난 얼마 전부터 체형관리 EMS(Electrical Muscle Stimulation, 전기적 근육 자극) 개발에 진력하고 있기에 비만, 다이어트, 체지방 등의 이야기만 나와도 눈과 귀가 번쩍하는데다가 오늘 저녁 8시 뉴스에 서구형 미인의 머리는 앞뒤짱구라는 대한영상의학회가 발표를 들으면서 이것저것 담론으로 정리해 본다.